2024년 여름, 크리에이터 줄리안나 레베카(Jools Lebron)가 출근 메이크업을 하며 "Very demure, very mindful"이라고 말한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 자체도 화제였지만, 진짜 폭발은 그 이후에 일어났다. 수십만 명이 같은 구조("Very __, very __")를 자기 상황에 적용해 영상을 만들었다.
요리사가 "Very demure, very seasoned"을, 변호사가 "Very demure, very litigious"를, 심지어 NASA 공식 계정이 "Very demure, very cosmic"을 올렸다. #demure 해시태그의 TikTok 조회수는 수주 만에 수십억 회를 돌파했다.
이것은 단순한 밈 유행이 아니다. 템플릿 참여(template participation)가 원본 창작보다 알고리즘에서 유리한 구조적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리고 이 구조를 이해하면, 콘텐츠 전략의 패러다임을 '완성된 콘텐츠의 배포'에서 '참여 가능한 구조의 설계'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현상: 참여 장벽이 바이럴을 결정한다
소셜 미디어에서 콘텐츠는 두 가지 방식으로 확산된다. 하나는 '보는 것(viewing)'이고, 다른 하나는 '따라 하는 것(participating)'이다. 알고리즘 관점에서 후자가 압도적으로 강력하다.
이 구분은 Henry Jenkins가 Spreadable Media(2013)에서 제안한 '확산 가능한 미디어(spreadable media)' 프레임워크의 핵심이다. Jenkins는 전통적 미디어의 '유통(distribution)' 모델과 참여적 미디어의 '확산(circulation)' 모델을 구분했다. 유통 모델에서 콘텐츠는 단일 생산자에서 다수의 소비자로 일방향으로 흐른다. 확산 모델에서 콘텐츠는 소비자가 동시에 생산자(prosumer)로 기능하면서 다방향으로 퍼진다.
보는 것(조회)은 수동적 engagement다. 따라 하는 것(참여)은 능동적 engagement다. 능동적 engagement는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고, 그 콘텐츠가 다시 조회를 만들고, 그 조회에서 또 다른 참여가 발생한다. 이것은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의 콘텐츠 버전이다. Metcalfe의 법칙이 네트워크의 가치가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고 설명하듯, 템플릿 밈의 도달 범위는 참여자 수의 비선형 함수로 증가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따라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 모르겠거나, 참여에 필요한 기술이 높거나, 자기 상황에 적용할 수 없다. 여기서 '참여 장벽(participation barrier)'이라는 개념이 중요해진다.
참여 장벽의 개념은 Yochai Benkler의 The Wealth of Networks(2006)에서 체계화되었다. Benkler는 인터넷이 '협력적 생산(peer production)'을 가능하게 한 핵심 요인을 '참여의 한계 비용(marginal cost of participation)' 감소로 설명했다. 위키피디아의 성공은 기여의 장벽이 극도로 낮기 때문이다(누구나 편집 버튼을 눌러 한 문장을 수정할 수 있다). 동일한 원리가 밈의 확산에도 적용된다.
메커니즘: 템플릿이 알고리즘 루프를 만드는 방식
템플릿 밈이 알고리즘 환경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메커니즘을 네 단계로 분해한다.
1단계: 빈칸 구조 → 참여 장벽 최소화
"Very __, very __"는 완벽한 템플릿이다. 구조가 명확하고, 빈칸만 채우면 된다. 특별한 편집 기술이 필요 없다. 카메라 앞에서 말만 하면 된다. 이 낮은 참여 장벽이 핵심이다.
이 구조를 언어학적으로 분석하면 더 흥미로운 패턴이 드러난다. "Very X, very Y"는 George Lakoff가 Metaphors We Live By(1980)에서 분석한 '개념적 틀(conceptual frame)'의 최소 단위와 유사하다. 이 구조는 두 가지 인지적 이점을 가진다. 첫째, 병렬 구조(parallelism)가 리듬감을 부여하여 기억과 반복을 용이하게 한다. 둘째, 형용사의 자유도가 무한하여 어떤 맥락에도 적용 가능하다.
인지 언어학에서 '구성 문법(construction grammar)'의 관점으로 보면, "Very X, very Y"는 하나의 '구성(construction)'이다. 이 구성은 의미와 형식을 동시에 제공한다: 형식은 고정(Very __, very __)하고, 의미는 화자가 채운다. 이 '고정된 형식 + 자유로운 의미'의 조합이 템플릿 밈의 핵심 DNA다.
참여 장벽이 낮을수록 참여자 수가 늘어나고, 참여자 수가 늘어날수록 알고리즘에 유입되는 콘텐츠 총량이 증가한다. 플랫폼 입장에서 이 총량 증가는 세션 시간 증가로 직결된다. 이는 플랫폼의 핵심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이므로, 알고리즘은 이 루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추천한다.
2단계: 변주의 자유 → 맥락 다양성 → 도달 범위 확장
같은 템플릿이지만 각자의 맥락이 다르다. 요리, 법률, 과학, 패션, 의료, 육아. 각 변주는 해당 관심사의 사용자에게 도달한다. 하나의 밈이 수십 개의 관심사 클러스터에 동시에 침투하는 것이다.
이 현상은 Richard Dawkins가 The Selfish Gene(1976)에서 처음 제안한 '밈(meme)' 개념의 가장 순수한 실현이다. Dawkins는 밈을 '문화적 유전자'로 정의했다: 생물학적 유전자가 자기 복제를 통해 확산되듯, 밈은 모방을 통해 문화적으로 확산된다. 그리고 성공적인 유전자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것처럼, 성공적인 밈도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 적응한다.
템플릿 밈의 '변주'는 생물학에서의 '적응 방산(adaptive radiation)'과 유사하다. 하나의 종(원본 밈)이 다양한 생태적 틈새(관심사 클러스터)에 적응하여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는 것이다. 이 적응 방산이 밈의 총 생존 범위를 극대화한다.
알고리즘은 관심사 기반으로 콘텐츠를 분배한다. TikTok의 'For You Page(FYP)'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과거 시청 패턴에서 관심사를 추론하고, 유사한 관심사의 콘텐츠를 추천한다. 템플릿 밈은 하나의 포맷이 다양한 관심사 클러스터에 진입하므로, 총 도달 범위가 단일 콘텐츠 대비 기하급수적으로 넓다. 요리 관심사의 사용자는 요리사 버전을, 법률 관심사의 사용자는 변호사 버전을, 과학 관심사의 사용자는 NASA 버전을 추천받는다.
3단계: 참여 = 홍보 → 자기 강화 루프
일반 콘텐츠에서 시청과 홍보는 별개의 행동이다. 보는 것과 공유하는 것 사이에 간극이 있다. 공유하려면 추가적인 행동(공유 버튼 클릭, 대화 상대 선택)이 필요하다. 그러나 템플릿 밈에서 참여 자체가 홍보다. 누군가가 "Very demure" 영상을 만드는 순간, 그 사람의 팔로워에게 이 밈이 노출된다.
이것은 자기 강화 루프(self-reinforcing loop)다. 참여 → 노출 → 새로운 참여 → 새로운 노출. 복잡계 이론에서 이를 '양의 피드백 루프(positive feedback loop)'라 한다. 이 루프가 돌아가는 한 밈은 계속 확산된다.
경제학에서 이 현상은 W. Brian Arthur(1989)의 '수확 체증(increasing returns)' 개념과 일치한다. 전통적 경제학은 수확 체감(diminishing returns)을 가정하지만, 네트워크 효과가 작용하는 시장에서는 초기 우위가 자기 강화적으로 확대된다. 템플릿 밈도 마찬가지다: 초기 참여가 많을수록 더 많은 노출이 발생하고, 더 많은 노출이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한다. 이것이 밈의 확산 곡선이 S자가 아닌 J자(급격한 지수 성장 후 급격한 감소)를 그리는 이유다.
이 메커니즘을 좀 더 정밀하게 모델링하면, Everett Rogers의 혁신 확산 이론(Diffusion of Innovations, 1962)의 프레임워크가 유용하다. Rogers는 혁신의 채택자를 다섯 범주로 분류했다: 혁신자(innovators) 2.5%, 초기 채택자(early adopters) 13.5%, 초기 다수(early majority) 34%, 후기 다수(late majority) 34%, 지각 채택자(laggards) 16%. 템플릿 밈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관찰된다. 최초 참여자는 TikTok의 '크리에이터 네이티브' 계층이고, 이후 일반 사용자, 브랜드 계정, 전통 미디어 순으로 확산된다. 차이점은 이 전체 과정이 오프라인 혁신 확산의 수개월수년과 달리, 수일수주 만에 압축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4단계: 집단적 변주 → 문화적 순간(cultural moment) 형성
템플릿 밈의 확산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밈 자체가 '문화적 순간(cultural moment)'이 된다. 이 순간에는 밈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사회적 화폐(social currency)가 된다. '알고 있다'는 것, '참여했다'는 것이 소셜 자본이 된다. 참여하지 않으면 문화적으로 '뒤처진다(out of the loop)'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은 Robert Cialdini(2001)의 '사회적 증거(social proof)' 원리와 Amos Tversky와 Daniel Kahneman(1973)의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 결합된 현상이다. 피드에서 반복적으로 "Very demure" 콘텐츠를 목격하면, "모든 사람이 이것을 하고 있다"는 인식(사회적 증거)이 형성되고, 이 인식이 참여의 동기를 높인다.
경제학에서 이를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라 한다. Leibenstein(1950)이 정의한 밴드왜건 효과는, 다른 사람들이 특정 행동을 할수록 자신도 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템플릿 밈의 후반부 확산은 거의 전적으로 밴드왜건 효과에 의해 구동된다.
원본 크리에이터에게 일어나는 일: 플랫폼 경제학의 관점
줄리안나 레베카의 원본 영상이 바이럴된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십만 개의 파생 콘텐츠가 모두 원본을 참조한다는 점이다. 알고리즘은 이 참조 관계를 추적한다. 파생 콘텐츠를 본 사용자에게 원본 크리에이터의 다른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줄리안나 레베카는 단기간에 수백만 팔로워를 얻었고, 브랜드 파트너십 기회가 쏟아졌다. 이 과정은 플랫폼 경제학에서 '승자 독식(winner-take-all)' 역학의 축소판이다. Sherwin Rosen(1981)의 '슈퍼스타 경제학(The Economics of Superstars)' 논문이 설명하듯, 재능이나 품질의 작은 차이가 보상의 극단적 차이로 증폭되는 시장에서, 템플릿의 원본 크리에이터는 해당 밈의 '슈퍼스타'가 된다.
그러나 이 '슈퍼스타 지위'는 극도로 취약하다. 줄리안나 레베카가 "Very demure" 이후에 동일한 수준의 바이럴을 만들 수 있는가? 대부분의 밈 크리에이터는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로 남는다. 템플릿 밈이 부여하는 주의(attention)는 광범위하지만 얕다. 이 주의를 지속적 관여(sustained engagement)로 전환하려면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이것은 크리에이터 경제(creator economy)의 구조적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플랫폼 알고리즘이 '순간적 인기'를 보상하는 구조에서, 크리에이터의 성공은 본질적으로 변동적(volatile)이고 예측 불가능하다. 이는 Nassim Nicholas Taleb이 Antifragile(2012)에서 논의한 '취약성(fragility)'의 전형적 사례다.
역사적 맥락: 템플릿 밈의 진화
템플릿 밈은 인터넷 문화의 초기부터 존재했다. 2007년의 "I Can Has Cheezburger?" 밈은 고양이 사진 위에 어눌한 영어 캡션을 붙이는 템플릿이었다. 2010년대의 "Harlem Shake" 챌린지는 음악 + 행동 패턴의 템플릿이었다. "Ice Bucket Challenge"는 물을 뒤집어쓰는 행동 + 다음 참여자 지명의 템플릿이었다.
이 계보에서 관찰되는 추세는 템플릿의 점진적 단순화다. 초기 인터넷 밈은 이미지 편집 도구(Photoshop, 밈 생성기)를 사용해야 했지만, TikTok 시대의 밈은 스마트폰 카메라와 입만 있으면 된다. 참여 장벽의 지속적 하락이 밈의 확산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온 것이다.
또한 플랫폼의 기술적 인프라도 변화했다. 초기 인터넷에서 밈은 포럼(4chan, Reddit)을 통해 확산되었다. 이 환경에서 밈의 도달은 해당 포럼의 사용자 규모에 제한되었다. 소셜 미디어(Facebook, Twitter)는 밈의 도달을 사용자의 소셜 그래프로 확장했다. TikTok의 알고리즘 기반 추천은 밈의 도달을 소셜 그래프 너머로, 관심사 기반의 전 세계 사용자에게까지 확장했다. 이 기술적 진화가 "Very demure" 같은 전 지구적 밈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다.
반론 및 대안적 시각
이 분석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반론을 검토한다.
반론 1: 템플릿 밈은 예측 불가능하다
"Very demure"가 왜 바이럴되었는지를 사후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사전에 어떤 템플릿이 바이럴될지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수많은 "Very X, very Y" 형태의 콘텐츠 중 왜 하필 줄리안나 레베카의 것이 폭발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은 없다.
Duncan Watts의 연구(2012)는 이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루었다. Watts는 바이럴의 대부분은 사후적으로 설명 가능하지만 사전적으로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다. 그의 'Music Lab' 실험에서, 동일한 노래가 다른 참여자 집단에서 완전히 다른 인기 순위를 보였다. 이는 바이럴이 콘텐츠의 내재적 품질만이 아니라, 초기 조건(누가 먼저 보았는가, 누가 먼저 공유했는가)의 우연성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비판은 타당하다. 우리의 분석은 '이런 구조의 콘텐츠가 바이럴될 확률이 높다'가 아니라, '바이럴된 콘텐츠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구조적 특성'을 식별하는 것이다. 이 구분은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기업은 바이럴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바이럴의 '조건'을 갖추는 콘텐츠를 설계할 수는 있다.
반론 2: 템플릿 밈 참여는 브랜드에 실질적 가치가 있는가?
NASA가 "Very demure, very cosmic"을 올린 것이 NASA의 미션(우주 탐사)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브랜드가 밈에 참여하는 것이 '트렌디해 보이려는 노력'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마케팅 효과는 미미하다는 비판이 있다.
이 비판에는 일리가 있다. 밈 참여의 효과는 주로 브랜드 인지도(awareness)와 호감도(likeability) 수준에서 작용하며, 직접적인 구매 전환(purchase conversion)으로 이어지는 경로는 불분명하다. 특히 이미 높은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NASA, Nike 등)에게 추가적인 인지도 향상의 한계 효용은 낮을 수 있다.
그러나 Byron Sharp(2010)의 프레임워크에서 보면, 브랜드의 '정신적 가용성(mental availability)'은 인지도만이 아니라 '신선함(freshness)'에도 의존한다. 오래된 브랜드가 젊은 세대에게 잊혀지는 것은, 인지도의 부재가 아니라 '문화적 관련성(cultural relevance)'의 부재 때문이다. 밈 참여는 이 문화적 관련성을 유지하는 저비용 전략일 수 있다.
반론 3: 밈 문화의 착취적 구조
줄리안나 레베카가 "Very demure" 밈에서 얻은 경제적 보상은, 밈이 창출한 전체 가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수십만 명의 참여자가 무상으로 콘텐츠를 생산했고, 이 콘텐츠가 만든 트래픽의 경제적 가치는 대부분 플랫폼(TikTok)과 광고주에게 귀속되었다.
이 비판은 Trebor Scholz가 Digital Labor(2012)에서 제기한 '디지털 노동(digital labor)' 문제와 직결된다. 사용자의 콘텐츠 참여가 플랫폼의 가치를 만들지만, 사용자에게는 (약간의 소셜 화폐를 제외하면) 경제적 보상이 돌아가지 않는다. 템플릿 밈은 이 구조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드러낸다: 참여자의 무상 노동이 플랫폼의 세션 시간을 증가시키고, 그 세션 시간이 광고 수익으로 전환된다.
반론 4: 문화적 깊이의 부재
밈 문화를 비판하는 학자들은 템플릿 밈이 문화적 표현의 동질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모든 사람이 같은 템플릿으로 자기 표현을 하면, 표현의 다양성과 깊이가 줄어든다. Neil Postman의 Amusing Ourselves to Death(1985)가 TV에 대해 경고한 것처럼, 밈 문화도 모든 담론을 '오락의 형식'으로 환원하는 경향이 있다.
이 비판은 밈 문화 전반에 대한 것이며, 마케팅 전략의 관점에서는 직접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브랜드가 밈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브랜드 자체의 커뮤니케이션 깊이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은 경청할 만하다.
시사점: 실무를 위한 프레임워크
이 분석에서 도출한 시사점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콘텐츠를 만들 때 '이것을 어떻게 따라 할 수 있는가?'를 먼저 설계하라.
완성도 높은 콘텐츠보다, 참여 가능한 콘텐츠가 확산에서 유리하다. 이를 '참여 설계(participation design)' 관점이라 부를 수 있다.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자문해야 할 핵심 질문은 "이 콘텐츠가 얼마나 좋은가?"가 아니라 "이 콘텐츠를 본 사람이 자신의 버전을 얼마나 쉽게 만들 수 있는가?"다.
구체적인 참여 설계의 원칙을 제안한다: (1) 고정 요소와 가변 요소를 명확히 분리하라. "Very __, very __"에서 구조(Very + very)는 고정, 형용사는 가변이다. (2) 가변 요소의 자유도를 최대화하라. 특정 주제에만 적용 가능한 템플릿은 확산 범위가 제한된다. (3) 참여에 필요한 기술 수준을 최소화하라. 스마트폰 하나로 참여 가능해야 한다.
둘째, 템플릿은 단순할수록 좋다(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
"Very __, very __"의 성공은 극단적 단순성에 있다. 설명이 필요한 템플릿은 확산되지 않는다. 이 원칙은 역설적이다: 가장 바이럴되는 콘텐츠 구조를 설계하려면, 복잡성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제거해야 한다.
Antoine de Saint-Exupery의 디자인 격언이 여기서도 적용된다: "완벽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달성된다." 밈 템플릿의 설계도 마찬가지다. 성공적인 밈 템플릿은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제거하고, 핵심 구조만 남긴 것이다.
셋째, 브랜드도 참여자가 될 수 있다(Brands as Participants).
NASA, 듀오링고, 각종 브랜드가 이 밈에 참여했다. 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밈에 올라타는 것이 전략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타이밍'과 '자연스러움'이다.
타이밍: 밈의 수명 주기에서 '초기 다수(early majority)' 단계에 참여해야 한다. 너무 이르면 밈이 충분히 인지되지 않아 참조가 이해되지 않고, 너무 늦으면 "뒷북"으로 인식되어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이다. 최적의 참여 시점은 밈이 '알고 있지만 아직 질리지 않은' 단계, 대략 밈 발생 후 3-7일 사이다.
자연스러움: 브랜드가 밈에 참여할 때, '브랜드가 트렌디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인상을 주면 역효과가 난다. 인터넷 문화에서 이를 "How do you do, fellow kids?" 신드롬이라 부른다(Steve Buscemi의 밈에서 유래). 이를 피하려면, 밈의 형식을 정확히 따르되 브랜드 맥락으로의 적용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넷째, 밈 참여는 장기 전략의 일부여야 한다(Meme Participation as Part of Long-Term Strategy).
단발적 밈 참여는 일시적 주의를 얻지만, 지속적 브랜드 효과를 만들지 못한다. 밈 참여를 장기적 콘텐츠 전략의 일환으로 통합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밈 참여를 통해 유입된 관심을 브랜드의 '자체 콘텐츠(owned content)'로 연결하는 퍼널을 설계해야 한다.
한계
이 분석은 "Very Demure" 밈의 외부 관찰에 기반한다. TikTok의 내부 추천 알고리즘이 템플릿 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비공개다. '같은 오디오' 또는 '같은 해시태그'를 사용한 콘텐츠에 추가적인 가시성을 부여하는지, 원본 크리에이터에게 파생 콘텐츠의 도달에 비례한 보상을 제공하는지 등의 구체적 메커니즘은 추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한 템플릿 밈의 수명은 짧다. 대부분 2-4주 내에 피크를 지나 급격히 감소하며, 이 짧은 수명 내에 참여하지 못하면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는 밈 기반 마케팅의 근본적 한계다: 전략의 실행 창(execution window)이 극도로 짧아, 기업의 일반적 의사결정 속도와 양립하기 어렵다.
바이럴의 예측 불가능성도 한계다. 우리의 분석이 '바이럴에 유리한 구조적 조건'을 식별하는 것이지, '바이럴을 보장하는 공식'을 제시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한다. Duncan Watts의 연구가 보여주듯, 콘텐츠의 확산에는 환원 불가능한 우연성(irreducible randomness)이 존재한다.
참고문헌
- Arthur, W. B. (1989). Competing technologies, increasing returns, and lock-in by historical events. Economic Journal, 99(394), 116-131.
- Benkler, Y. (2006). The Wealth of Networks. Yale University Press.
- Cialdini, R. B. (2001). Influence: Science and Practice (4th ed.). Allyn & Bacon.
- Dawkins, R. (1976). The Selfish Gene. Oxford University Press.
- Jenkins, H., Ford, S., & Green, J. (2013). Spreadable Media. NYU Press.
- Lakoff, G., & Johnson, M. (1980). Metaphors We Live By. University of Chicago Press.
- Leibenstein, H. (1950). Bandwagon, snob, and Veblen effects in the theory of consumers' demand.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64(2), 183-207.
- Rogers, E. M. (1962). Diffusion of Innovations. Free Press.
- Rosen, S. (1981). The economics of superstars. American Economic Review, 71(5), 845-858.
- Watts, D. J. (2012). Everything Is Obvious: How Common Sense Fails Us. Crown Business.